세무사 사무실에 첫 출근을 하면 뭘 해야 할지 몰라 두리번거리게 되고, 선임의 옆모습만 계속 바라보면서 언제 일을 주려나.. 하면서 하염없이 기다리게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입사 첫날에는 정말 꿔다 놓은 보릿자루 같은 느낌으로 자리에 앉아 있는 경우가 많을 거예요. 다른 사람들은 다들 바쁜 것 같은데 나만 너무 한가한 것 같아서 '내가 쓸모가 없나' 하는 생각도 들 수 있어요. 하지만 섣부른 판단은 금물!! 절대 일이 없어서 안 주는 게 아니랍니다. 세무사 사무실은 보통 본인이 맡은 거래처를 본인이 책임지고 끝까지 하는 대신 다른 사람한테 터치를 잘 안 하는 경우가 많아요. 그래서 신입이 들어와도 다들 자기 할 일이 바쁘기 때문에 신입이 지금 꿔다 놓은 보릿자루의 심정인지 헤아릴 여유가 없는 것일 수도 있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눈치껏 일을 찾아서 하고 싶다. 하시는 분들을 위해 알려드립니다.

 

1. 회계프로그램에 들어가서 회사등록에 등록되어 있는 업체들을 파악 해 본다.

   사무실의 스타일에 따라 다르겠지만, 저희 사무실에서는 대표전화로 걸려오는 전화를 전부 신입이 받게 합니다. 신입이 전화를 받아서 단순 증명발급 같은 건 처리를 해주고, 상담이 필요한 부분은 담당자한테 전화를 돌려주게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전화라는 게 한국말로 말을 하고 있는데도 좀 생소 한 말은 잘 안 들리고 그러잖아요. 그래서 거래처명이 좀 익숙해지도록 하는 차원에서 회사등록을 꼭 한번 파악해 보라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2. 선배들한테 영수증 입력할 거 있으면 시켜달라고 한다.

   사실 출근 1주일 정도 까지는 회사에 적응도 해야 하고 뭘 해야 할지 모르겠고 그럴 거예요. 할 일이 없으면 시간도 잘 안 가요. 그럴 바엔 그냥 일을 많이 시켜줬으면.. 싶은 마음도 생깁니다. 할 일이 많으면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눈치 안 봐도 되고 그러니까요. 그런데 신입한테 당장 원천세나 부가세 신고를 맡기기는 어렵거든요. 가장 쉽게 시킬 수 있는 게 영수증 입력인 것 같아요. 선배가 주기 전에 미리 시켜달라고 말하면 뭔가 의욕 있어 보여서 잘 챙겨주게 될 거예요. 예쁨도 받고 시간도 잘 가고~ 1석2조!!^^

 

3. 영수증 입력 할게 없다고 하면? 풀칠이나 정리할 자료 없냐고 물어본다.

   세무사사무실은 자료와의 끝없는 전쟁을 하게 됩니다. 신고 때마다 자료가 오고 그 자료를 매년 업체에 되돌려 보내는 것은 아니다 보니 과거 몇 년 치의 자료를 보관하고 있는 경우가 많은데요. 혹시 정리가 안된 자료가 있다면 내가 정리해보겠다!! 하고 의욕 있는 모습을 보여주세요. 특히 선배 자리 주변에 지저분한 영수증 박스가 있다거나, 산더미처럼 쌓여있는 수입 정산서가 있다거나 하면 가지런히 정리만 해줘도 정말 많은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4. 첫날부터 거래처가 할당되었다면?

   누군가가 그만둬서 그 자리에 대체하는 인력으로 뽑힌 거라면 입사 하자마자 거래처가 할당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런 경우 본인이 맡게 된 거래처가 어떤 일을 하는 곳인지 파악을 해봐야겠죠? 누군가가 다 설명을 해주면 좋겠지만, 물론 설명을 해 줄 수도 있지만, 본인이 거래처를 파악하는 능력을 키워야 합니다. 먼저 맡겨진 거래처의 회계 데이터에 들어가 보세요. 회사등록을 열어보면 이 업체의 업종이 나옵니다. 그럼 대충 '아~ 여기는 신발을 파는구나' 정도의 기본사항은 알 수 있습니다. 그다음에 매입매출전표를 봅니다. 매출이 대부분 과세로 세금계산서가 입력되어 있는데 전부 신발이면, 사업자한테 신발을 파는 거니까 신발을 도매하는 것이라고 봐야겠죠. 그런데 매출을 보니 카과, 건별 등 다양하게 입력되어있고 지마켓, 옥션 등 온라인에서 판매를 하는 것 같다 하면, 일반 소비자한테 판매를 하는 소매라고 생각하시면 될 거예요. 도매의 경우에는 계산서 발행을 하니 매출을 잡을 때 크게 어려운 것이 없지만, 전자상거래가 있는 경우에는 매출을 잡을 때 각 몰의 정산서를 받거나 직접 조회를 해서 반영해야 하니 미리미리 업체를 잘 파악해보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업체를 파악해 볼 때는 매입매출전표에 어떤 내용이 들어있는지, 부가세 신고에 어떤 내용이 반영되어 있는지 (의제, 불공, 카드매출, 현금매출 등) 미리 검토하시면 업무 하실 때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5. 내가 맡은 거래처의 기본 사항을 정리해본다.

   내가 맡은 거래처를 한눈에 볼 수 있게 정리를 하는게 좋습니다. 계속 눈에 보여야 관리도 하게 되고 신경도 좀 더 쓰게 되니까요. 저는 아래의 표처럼 정리를 하는데 이건 각 사람마다 필요한 내용과 스타일이 다르니 참고만 하시고 본인에 맞게 정리해 보세요.

유형  거래처명  사업자번호  대표자  회사전화 대표자전화   팩스 메일  부가세
특이사항
원천세
특이사항
 법인  00신발주식회사  123-81-12345            온라인매출  반기
 개인  신발가게  123-11-12345            수입  매월
 개인  대박식당 123-11-45789             카드매출,
의제매입
 매월,일용직근로내역확인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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