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왜 이쪽 업계는 이렇게 박봉일까? "라는 생각을 버려라

대부분의 세무사사무실은 신입 직원 급여로 최저임금을 준다. 편의점에서 단순 알바를 해도 최저임금은 받을 수 있는데, 머리 아프게 공부해가면서 일해야 하는 직업이 왜 최저 임금을 받지? 도저히 이해가 되질 않는다. 그래서 직원들이 박봉이라며 떠나갈 때도 참 할 말이 없다. "어차피 같은 돈 벌 바에 차라리 쉬운 일을 하자"라고 생각하게 되는 건 당연한 것 같다. 

 

세무사 사무실 직원의 업무는 원천세, 부가세, 법인세, 종소세 등 사업체의 세금 신고가 대부분이다. 이 세금 신고라는 게 말이 쉽지(안 쉽나??) 엄청나게 방대한 양의 공부를 해야 하고, 몰라서 실수하게 되면 그게 바로 돈과 직결되니, 실수의 무게가 다른 직종보다 훨씬 무겁고 부담스러운 게 사실이다. 이런 일이 발생했을 때 "그럴 수도 있지 다음부턴 신경 좀 써줘" 하면 좋게 넘어가 주시는 사장님은 거의 없다. 쌍욕부터 나오는 경우가 허다하다. 정말 옆에서 듣고만 있어도 심장이 상하는 느낌이다. 근데 급여도 최저임금이라니.. 에라 안 해!! 못해!! 이렇게 되는 경우가 허다하다. 

 

큰 실수를 한번 하고 심장이 상하는 경험을 했는데도 안그만두고 버티는 경우에는, 이제 다시 실수를 안 하겠노라며 한번 봤던 거 두 번 검토하는 버릇이 생긴다. 그렇게 점점 까탈스럽고 집요한 성격으로 변해가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성격까지 버려가면서 일을 해도 급여는 좀처럼 오르지 않는다. 세무사사무실에서는 최저임금도 솔직히 많다고 생각하면서 급여를 주고 있기 때문에 일이 좀 능숙해지더라도 업체를 늘리지 않으면 급여는 오르지 않는다. 연차는 중요하지 않다. 3년을 했어도 1년 차 때 하던 업체 그대로 기장하고 있다면 연봉은 절대 오르지 않는다.

 

자 이제 연봉을 책정해보자! 본인이 기장하고 있는 거래처의 기장료+조정료 매출을 1년으로 계산해보고 여기서 30%정도를 책정하면 대충 내가 받을 수 있는 연봉이 나온다. 그런데 이 기준으로 최저임금에 도달하려면 월 기장료 350~400만 원 정도를 만들어야 하는데, 거의 불가능하다고 봐야 한다. 예를 들면, 1년 동안 1억을 매출해야 내 연봉이 3천만 원 언저리정도 된다는 소리다. (조정료는 제외하고, 기장료의 50~55%로 산정하는 곳들도 있다.) 

 

이게 신입한테는 엄청나게 높은 허들이다. 그래서 대부분 연봉을 올리지 못하고 2~3년정도 일하면 중소기업 경리로 이직을 고려한다. 하지만 미리 경험해 본 내가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 공부해서 실력만 쌓으면 연봉 2배 3배 만드는 건 시간문제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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